킁킁

중2병 냄새 킁킁

내 주변사람들과, 이 블로그에 어느 정도 드나들었을 사람들이 알다시피 나의 종교는 기독교다. 그리고 또한 신학교에 다니고 있기도 하다.(일반 학과긴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나는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확신하고 있고, 그것을 느끼고 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나를 등지더라도 나를 받쳐줄 존재가 있다는게 어찌나 든든한지 이루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런데 참, 그것과는 별개로 여호와를 믿음으로서 발생하는 고민 역시 만만치 않다.
동성애 문제에 대한 스스로의 태도라던가, 교인으로서 세상을 어떻게 대해야하는 것, 기독교까가 흔히 이야기하는 죄와 벌의 문제 등등..
사실 이 정도는 이미 예전부터 수년간 안고 있던 고민이라 딱히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런데 역시 사람이란 참 간사한 것이, 막상 내 눈 앞에 닥침으로서 고민해보게 된 문제들이 요즘에 나를 놓아주려 하지 않는다.

내 입으로 이런 말을 하긴 뭐하지만, 현재 내가 다니는 학교는 고신 교단의 터전이라 할 수 있다. 무분별하게 찍혀나온다는 비판을 받는 개신교 목사이지만, 그 중에서 그나마 엄격하게 잣대를 재는 게 고신 교단인 덕에, 적어도 이 바닥에서 신학으로 꿇리지 않는다는 확신도 있다.
그런데 결국 이 학교도 사람 사는 세상이란 걸 알려주는 사건이 얼마 전에 있었다. 똥 있는 곳에 똥파리가 모여드는 구나.. 싶어서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알아보니 그 주축인 사람, 그 신학과 교수는, 아니나다를까 작년 초 차별 금지 법안 반대에도 이름을 올린 양반이었다)

그리고 내가 모교회로 섬기고 있는 교회 역시, 몇달 전 큰 변화가 있었다. 그 변화 후의 내 심정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교회의 신학적 정통성을 도무지 인정할 수 없다'란 것이다. 내가 뭐 신학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그런 가치 판단을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내가 당면한 현실이 그러하다.
결국 이제 교회에 가는 것이 은혜가 되지 않고, 되려 나를 온갖 시험에 빠뜨리는 일이 되는 것이다. 내게 약간의 일을 맡기긴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쪽 역시 내게 그리 감정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닌 것 같더라. 바로 오늘 교회에서 그 일도 그만두겠다고 했지만.(주말 알바를 뛸 생각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나를 가장 괴로움에 몸서리치게 만드는 것은 이 모든 고민과 감상이, 단지 나의 바르지 못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다. 처음부터 잘못된 것은 나이고, 그들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것은 단지 개인적 감정이며, 거기에 달리 이유를 붙이려 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줄여보려는 시도도 해봤지만, 그것 역시 그리 좋은 수단은 아니었다. 그런 시간을 없애는 건 아무래도 불가능하니까.

이렇게 답이 없는 질문에 매여 혼자 힘들어하느니, 차라리 포기하고 때려치고 싶을 때도 많다. 결국 내가 기독교라는 종교를 포기하면 깔끔하게 끝나는 고민 아닌가?
하지만 그러자니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고 아끼신다는 확신과 느낌 때문에 그것조차 여의치 못하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하나.. 하면서 한숨을 내쉬면 사이토의 '물론 죽을 때까지다' 짤이 떠오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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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文乞 | 2009/10/18 13:35 | 외침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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